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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읽기 전용의 구 '게임코디 1st' 입니다

# 우리는 이제 게임코디 2nd 로 갑니다. https://gamecodi.com

게임 프로그래머의 만담은 새로운 '게임코디 2nd' 에서 진행됩니다.

선배의 조언 - 게임 프로그래머로 취업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선배의 조언 (질문은 올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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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임 개발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
 * 탈퇴 오개 
작성 : 2012-06-05 13:35:34    |    조회 : 12,646
            
  

20대 정도의 정서로 까불락대며 쓴 글이고,

가감없이 솔직한 내용이니 취할만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취해 주시기 바랄께요.
(대놓고 까셔도 괜찮습니다)

*   *   *

오개라는 소극적이고 말수 없던 아이였다가,
슬슬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하게 될 무렵,

수업은 저들이 속한 공간이고,
저의 세계는 창 밖의 하늘과 구름, 혹은 서랍 안의 소설책에 속해 있었죠.

시험을 치고 실기를 하면서,
주변의 애들이 문제를 대하는 요령이 없다는걸 깨닫게 되었어요.

집에와서 엄마한테 노력하지 않은 성취들을 자랑 하자.
엄마가 말씀하셨죠.

"너보다 못하는 애들하고 비교하지 말고, 너보다 잘하는 애들하고 비교해라"

체육은 애초에 관심 없었죠.
운동장 모래 먼지 마시는것도 완전 내 취향X.
그 외엔 나보다 뭐 하나 잘 하는 애들이 없어서 fail.

시간이 지나자 다양해진 주제만큼이나
저의 통밥 + 잔머리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통하지 않는 분야들이 생겼죠.
그래도 제가 잘하는 분야들이 있었으니 위기감은 없었구요.

사회에 나오기 전 두려움이 있었죠.
'과연 우물안 개구리인 내가 사회에 통할까?'
아닌게 아니라 사회에 나올무렵,
자신있는 분야가 두 세가지로 줄어들더군요.

것도 world 레벨로 따지면 순위가 몇 천, 몇 만등은 족히 될것 같고...
하지만 내가 사는 주변은 world 가 아니잖아요?
꾸준히 목에 기부스하고 살았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제 인상은, 글쎄...
비듬이 흩날리는 긴 머리 사이로 충혈된 눈을 번득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진 사람? <-- 이건 제가 미화한거고
어쨌든, "준폐인"

이게 참 좋더라구요.
허술한 외모나 지나칠정도로 없는 꾸밈새 만큼이나,
사람들이 나를 자기들과는 다른 취급을 해주는데다,

"본진이 있으니까"

다른분야에서 깝작대다가 언제나 도망칠 구석이 있다랄까.
한 분야만 잘하는 애들 놀려먹기도 좋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적더군요.

S사를 나와서 서울의 회사에 첫 출근 했을 때,
또래의 여자 대리 하나가 제게 임시로 마련된 책상에 다가와서 말을 걸더니,
제가 일 하는걸 잠시 지켜보더군요.
그리곤 하는 말,

"모니터가 타들어갈듯 노려보는 눈이 범상치 않아요.
이런 눈빛은 사장님 이후로 처음 보네요"

'감히 날 다른 사람이랑 비교해? 사장이란 어떤자냐?'

저는 개발이사 낙하산이어서,
사장님을 나중에 만나 봤지만 자신감 있고, 확신에 찬 인물이더군요.
하지만 사장님의 개발 지식과 능력은 양민급. 훗.

그당시 제게 있어서,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의 기준은
성격이 아니라 실력 이었지요.

하루 하루 먹어가는 나이만큼,
나빠지는 건강만큼,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부럽죠.

요즘에야 정보를 참 얻기 쉽지만,
정보가 부족할 때 정보를 만드는 경험은 배울 수가 있는게 아니니까.
그들은 제가 한 경험들을 가질 기회를 상실한거죠.
입산 수도? 이런건 도움 될 수 있을꺼예요.
하지만 History? 책으로 읽는거랑 현실은 detail의 갭이 크죠.
지식의 힘은 detail 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저는 저보다 나은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과,
저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한 자만심을
온전히 제가 개척하지 못한 세계를 개척하고
제가 개척한 세계를 지키는 동기로 활용해 왔습니다.

열등감에 꼬라박혀 있으면 시간이 없지만,
자만심에 젖어 있으면 시간이 남거든요.

엄마가 해 준 또다른 말이 생각 납니다.

"너보다 못사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며, 용기를 가져라"

*   *   *

요즘 게임 개발자 분들을 보면,
3D 직종으로 불리는 IT 업계와 짬뽕이 된 느낌이랄까...

이전 세대들에 비해 Pride 가 부족한 거 같아요.

'장난감들이 많아져서 그런가... 왜 그러지?'

하는 생각에 끄적여 보았습니다.

눈 튀어나올정도로 멋지고 부러운 개발자들이 많아져서
(경제적인 성공이 아니라 지식과 능력에서)
건강탓하며 점점 게을러지는 제게 열등감 좀 팍팍 심어주셨으면...

프로그래밍은 평생해도 지겹지 않은 즐거움입니다.
대통령은 신분이 아니라 역할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프로그래머는 역할이 아니라 신분이라고 생각해 왔어요.

하물며 게임 프로그래머는...

All Mighty 죠.

* 게임코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2-06-08 09:19)



 * 탈퇴       
오개

왜 항상 바쁠땐 쓸데없는 소리가 하고 싶은걸까 ㅡㅡ;
2012-06-05
13:52:07

  
유래너스


시험 전날은 뉴스도 재밌는 현상과 같은 듯? ㅋㅋ
2012-06-05
13:54:50

  
대굇수 베드로


시험기간에 책상을 치우고 싶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2012-06-05
13:55:25

  
black_H


이건 제 단편적인 시각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요즘 친구들과 이제 중년을 바라보시거나 중년이신 분들과의 관심사는 좀 다른거 같아요.
요즘 친구들이 제가 보기엔 실력이나 능력보다는 개인의 안위를 더 중요시 하는거 같죠?
저도 물론 마찬가지 입니다 ㅋ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성장기때 처한 환경과
오개님이 말씀하신 이유가 짬뽕되는거 같아요.

2012-06-05
13:55:29

  
디지트


공부 잘하셨군요~ 부럽~
2012-06-05
13:59:23

 * 탈퇴       
오개

비록 제 행색이 초라하고,

밥은 며칠에 한 번 먹든 죽지만 않을 정도로 먹으면 되고,
일은 의자 두개 끼워 놓고 선잠자면서도 하는 수준일 때,

사람들이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며 불쌍히 여기더라도,
제가 스스로를 불쌍히 여길 이유는 없다는 마음이거든요.

불쌍할 이유가 없죠. 좋아서 이러는건데...
(게을러서 씻기는 원래 귀찮고 ㅡㅡㅋ)

건강 말아먹구 요즘은 몸사리고 있긴 하지만,
좀 괜찮아지니 다시 이틀씩 밤새고 있네요 ^^

이런걸 누가 시키면 싫은데, 지가 하면 더 재미있죠 ^^

가끔 일본서 시간당 1500엔 짜리 편의점 알바를 하면
지금 내 수준만큼 벌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우리는 따로 적립되는 미래가 있잖아요.
2012-06-05
14:02:09

  
캐런


이후 시나리오.. 
실력있지만 시건방진 개발자 하나가 들어오고 오개님과 투닥투닥 이런저런일 격다가 성공~
이렇게 연재되는 소설이면 재밌겠다 생각해봤습니다ㅋㅋ
2012-06-05
14:04:39

  
Aniz


전 딴 애기지만 결혼 한번 해보세요 두번 말고 한번하세요~
저런 생각따윈 사라집니다
2012-06-05
14:05:43

 * 탈퇴       
오개

ㄴ 그런 개발자 동생 만나보는게 소원이예요 ㅋㅋ
실력 없어도 깡만 저랑 비길 정도면 한이 없겠...
2012-06-05
14:06:11

 * 탈퇴       
노코드

그 여자 대리님은 이쁜가여 ?? ㅋㅋ
2012-06-05
14:06:26

 * 탈퇴       
오개

ㄴ 결혼생활을 적당히 분업화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2012-06-05
14:07:12

 * 탈퇴       
오개

@노코드 이뻤으면... 발끈했겠어요? ㅋㅋㅋ
2012-06-05
14:07:29

 * 탈퇴       
노코드

맞아요 게임개발자도 뭔가 곤조가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거 같아요

김태원이 들려주는 고딩시절의 신대철 같은 님들의 포쓰에 뒤지지 않죠 ㅎㅎ

게임개발자는 롹커
2012-06-05
14:12:03

 * 탈퇴       
오개

@노코드 코딩 BGM 으로 Linkinpark 좋아요. ㅋㅋ
(머리 써야할땐 붉은돼지OST)
2012-06-05
14:14:18

 * 탈퇴       
R14K

오개님 글 보다보면 독고구검이 떠올라요.

하지만 전 건곤대나이를 좋아합니다. ㅎㅎ. 멘토는 태극권의 고수였으면 하구요. ㅋ
2012-06-05
14:19:34

 * 탈퇴       
오개

@R14K
그럴듯 하네요 ^^ 다양한 성격의 개발자들의 세계.
비슷한 사람들 끼리 모이면 재미없을듯. ^^
'가츠' 나 '롤로노아 조로' 같은 돌격대장 성향을 추구하는 면이 있죠.
'그리피스' 를 부러워하지만요 ^^

아 왜 공감하는 만화 주인공조차 여성에게 인기가 없는거냐. ㅡㅡ;
2012-06-05
14:23:51

  
초카모코


'오개' 뜻이 항상 볼때마다 궁금하네요. 

2012-06-05
14:53:44

 * 탈퇴       
오개

@초카모코 오래된 개발자 예요. ㅋㅋ
2012-06-05
14:54:32

 * 탈퇴       
오개

28년간 목숨을 담보잡히고 프로그래밍 했다는 개인적인 의미로... 낭비한 시간도 많지요 ^^
2012-06-05
14:55:47

 * 탈퇴       
오개

오는 6월 26일이 되면 만 29년이네요. 내년 6월 26일엔 30주년 기념으로 무언가를 보여드릴 예정.
2012-06-05
15:01:18

 * 탈퇴       
널부러

아ㅎㅐㅎㅎㅐㅎ 해탈인건가?

2012-06-05
15:07:43

  
겅부


오오... 30주년 기념 기대해 보겠습니다~ㅋ
2012-06-05
15:09:46

  
blueasa


컥..29년..;; 경이로운 기간이군요..
저도 30주년 기대할게요~

P.s. 베르세르크 요즘 극장판 시리즈(?)로 나오던데요.
간만에 다시 보니 감회도 새롭고 재밌어요. =ㅅ=
2012-06-05
15:20:59

  
세레스


기대가 되는 1년후 입니다 (?) ㅎㅎㅎ

2012-06-05
16:29:55

  
유래너스


오.. 30주년 기대하겠습니다~
2012-06-06
00:01:17

  
gyedo


30주년, 멋지십니다! 저도 기대 ^^
2012-06-06
00:09:34

 * 탈퇴       
LOC

저는 이제 9년인데요.

30주년 !!!

존경합니다. (진심)

2012-06-06
13:31:00

  
더버기


전 이제 햇수로 3년인데... 곧 30년이라니...

10배네요 ㅠㅠ... 전 언제쯤 오개님 수준이 될련지...

2012-06-06
13:36:05

  
유래너스


더버기// 앞으로 10배 더 하시면...
2012-06-06
13:56:14

  
게임코디


선배의 조언으로 뿅~
2012-06-08
1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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