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프로그래머의 만담은 새로운 '게임코디 2nd' 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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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깔아보기로 했습니다.

iOS 계열의 단순한 바탕화면 UI와 스와이프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는 것도 좀 불편하더군요.

다운로드 하고 시작하려니, 게임 데이터 복구 등등을 위해 USIM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뜨더군요.

WiFi 전용 모델에서 USIM 정보를 어떻게 얻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구글 권한 요청 창이 뜨고 거기에 써 있는 말이 대강, '이 앱이 전화를 걸 수 있게 하시겠습니까?'

...미친 거 아냐?

삭제.

유명해 보이는 붕괴3rd라는 게임을 다운로드 해 봤습니다. 

게임을 실행하니 다짜고짜 동영상이 시끄러운 일본어 더빙과 함께... 뭐야! PC도 아닌데 준비는 하게 해 달라고!

뭐 어떻게든 넘어가니 다시 권한 요청 창이. '이 앱이 사진에 접근하게 하시겠습니까?'

게임 데이터를 게임 내에서 별도로 (2GB 넘게) 다운로드 받는 방식이라 로컬 파일 시스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은데, 관련 권한이 사진 접근 권한과 대충 엮여 있나 봅니다. 구글이 그런 식으로 만들었다면 구글이 미친 거고, 아니라면 게임이 미친 거고.

삭제.

세 번째로, 디즈니 공주들이 나오는 퍼즐 게임을 다운로드.

'게임을 실행하려면 구글 플레이 앱(이던가)이 필요합니다' 

아마도 계정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 앱을 설치하고 설정하는 도중에... 아래쪽 버튼을 잘못 터치했는지 게임으로 돌아가더군요. 그런데 설정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냥 동작하네요? 흠.

그리고 또 정보를 요구하는 창이. '나이와 성별을 입력하세요'

전연령 게임일텐데? 디즈니 공주들이 나오는 퍼즐 게임이라고! 그리고 성별은 대체 왜?

뭐 그 정도는 허용해도 되려나 하는 생각에 입력해 주고 게임을 했습니다. 몇 판 깨고 최소화.

... 바탕 화면에 게임 아이콘이 없네?

나중에 갤럭시 폰을 쓰던 사람이 가르쳐 줘서 알았습니다. 바탕화면을 위 혹은 아래로 스와이프 해야 iOS스러운 아이콘 목록이 나온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정작 아이폰에서 스와이프로 가능하던 뒤로 가기, 최소화하기는 스와이프가 아니라 버튼을 눌러야 했거든요. 전혀 기대를 안 했달까.

바탕화면에 '갤럭시 필수 앱 설치하기'라는 게 있어서 눌러 봤습니다.

삼성 계정을 만들거나 구글 계정을 사용하라더군요. 구글 계정으로 진행.

삼성 앱이 구글 계정의 내 프로필, 생일, 기타 정보 등등을 필요로 한다네요?

...그만 좀 해라.

취소.

전반적 느낌. '프라이버시는 개나 주렴.' '정보! 네 정보가 필요해!'

그리고 플레이스토어의 게임 페이지에 '이 앱은 구글 플레이 보안 인증(이던가?)을 받은...' 운운이 써 있는 걸 보고, 아,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은 그런 인증을 특별히 받지 않으면 보안이 위험한 환경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OS 쪽이 백화점이나 최소한 아울렛 정도의 느낌이라면 안드로이드는 낯선 동네의 풍물 축제나 야시장 정도더군요. 언제 사기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뭐 그랬습니다.